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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란? 왜 할까? 입법 절차를 지연시키는 제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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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Filibuster)

요즘 뉴스 보면 ‘필리버스터’란 단어가 자주 보이는데, 사실 그게 정확히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모르고 지나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정치가 세상을 만들다보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군요. 

 

왜 국회의원들이 밤샘 토론을 하는지, 그것이 무슨 효과가 있는지, 단순한 시간 끌기인지, 아니면 뭔가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지만 다음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필리버스터가 무엇인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 필리버스터란? 정의

필리버스터(Filibuster)는 국회나 의회에서 소수파가 장시간 발언을 통해 법안의 표결을 지연하거나 저지하는 의사진행 전략입니다. 흔히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라고 표현되지만,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다수의 일방적인 입법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필리버스터란 무엇인가

 


이 단어는 1851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어원은 스페인어 ‘필리부스테로(filibustero)’입니다. 이 단어는 원래 해적, 약탈자를 의미했는데, 그 이유는 국회 토론을 무제한으로 이어가며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가로채는' 행위가 해적의 습격과 닮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의회에서 소수파가 다수당의 입법을 막기 위해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언론과 정치인들은 이를 일종의 '의회 내 해적질'이라고 비유했고, 그 표현이 정착되면서 현재의 ‘필리버스터’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제도는 소수 의견도 공론장에서 충분히 논의될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는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로, 전 세계 다양한 입법기관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한국도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국회법에 필리버스터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 왜 필리버스터를 하는가?

◐ 소수 의견 보호와 다수의 독주 견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다수결’이 기본 원칙이지만, 그 자체로 완전한 정의를 보장하진 않습니다.

 

특히 국회처럼 정당 간 힘의 균형이 중요한 공간에서는 다수당의 독주를 방지하고 소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장치가 필요합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장치가 필리버스터입니다. 

 

예를 들어, 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을 경우,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는 데 큰 제약이 없습니다. 이때 야당은 숫자 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표결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를 활용하면 최소 하루 이상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며, 국민 여론을 끌어들일 시간과 여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 국민의 눈을 돌리고, 제대로 된 논의 없이 법안이 강행 처리되는 것을 막는 마지막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단지 법안을 표결로 처리하는 장소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과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숙의하는 민주적 공간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 역사적 의미와 정치적 효과 – 2016년 테러방지법 사례

대한민국 국회에서 필리버스터의 상징적인 장면을 꼽자면, 단연 2016년 테러방지법에 대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입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법안이 국민의 사생활과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총 9일간, 무려 193시간 25분 동안 38명의 의원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 기록은 한국 국회 역사상 최장시간 필리버스터로 남아 있습니다. 

 

이 당시 테러방지법을 표결 결과는 여당의 단독표결로 통과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정치적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여론, 지지층확보

 

● 국민적 관심 유도
평소 주목받지 못하던 국회 방송의 시청률이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시민들은 필리버스터 중계를 보기 위해 온라인 스트리밍, 유튜브, SNS에 몰렸습니다. ‘정치 무관심’ 시대에 국회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국회의 역할 재조명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헌법과 기본권을 지키는 존재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실제로 당시 일부 의원의 발언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야당의 결집과 지지층 강화
장시간 이어진 토론은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왔고, 다음 총선 전략에서 여론 주도권을 쥐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필리버스터는 정치적 메시지를 극대화하고 여론의 방향을 바꾸는 힘을 가진 전략적 도구로 기능합니다. 

 

▣ 필리버스터는 어떻게 시작되고, 종료하는가?

필리버스터 시작방법과 종료방법

 

◐ 필리버스터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르면, 본회의에서 특정 안건이 상정되었을 때, 국회의원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무제한 토론 요구서를 제출하면 필리버스터가 시작됩니다. 이 안건은 반드시 표결 전 상태여야 하며, 상정된 이후 바로 필리버스터 요청이 가능합니다. 

 

한 번 발동되면, 야당 의원들이 순차적으로 단상에 올라 무제한으로 발언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발언 시간에 명확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며칠이고 토론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실제로는 여당이 종결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 필리버스터는 어떻게 종료되는가?

필리버스터의 종료 조건 역시 국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이는 무제한 토론의 무분별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종료 조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24시간 경과 후 종료 요청 가능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야 종료를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즉, 최소 하루 동안은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
24시간이 지난 시점 이후, 국회의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해당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종료됩니다.

예: 재적 의원 300명 기준이라면, 최소 180명의 찬성이 있어야 종결됩니다.

 

즉,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면, 24시간 후 ‘종결 표결’을 통해 토론을 강제로 종료하고 표결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 현실 정치에서의 활용 예

2023년과 2025년의 국회 상황을 예로 들면, 다수당이 특정 법안을 강행하려고 할 때, 소수 야당은 이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자주 사용합니다. 최근 노랑봉투법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발동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 2025년 8월 23일 오전 9시 9분, 김형동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토론을 시작

● 이는 24시간이 지나면 더불어민주당이 종결 요청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이런 방식은 국민적 주목도를 끌고, 법안에 대한 찬반 여론을 환기하는 동시에, 여당의 입법 강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평가됩니다.

 

▣ 필리버스터를 통해 얻는 것, 남는 것

◐ 시간 확보와 논의 기회 확대

필리버스터는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의 처리를 늦추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충분한 토론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시간을 벌어 국민 여론을 형성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정치적 메시지 강조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 입장과 반대 이유를 국민에게 강하게 알릴 수 있습니다. 이는 법안에 대한 우려나 반대를 공론화하는 효과적인 정치적 메시지 전달 방식입니다.

 

역사 기록으로 남는 정치적 상징

장시간 발언을 이어가는 필리버스터는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해당 정치인의 상징적인 행보로 기억됩니다. 실제로 이종걸 의원은 12시간 31분 토론으로 국내 최장 기록을 남겼습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에서 시간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해하기엔 아쉬운 제도입니다. 때로는 소수 의견을 지키는 최후의 수단으로, 때로는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으로 작동합니다.

정치가 삶을 바꾸는 시대, 필리버스터 같은 제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앞으로 어떤 법안이 어떤 절차를 통해 만들어지고 막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다음에는 필리버스터와 맞물린 또 다른 쟁점 법안,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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